일러스타 페스 '어린이 런치세트' 사건, 2D 캐릭터 성인물도 아청법으로 처벌될까?
일러스타 페스 '어린이 런치세트' 사건은 어떤 일이었나요?
5월 4일~5일 어린이날에 일산 킨텍스에서 '제4회 일러스타 페스'라는 만화·애니메이션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는 '어른의 특별존'이라는 성인구역이 있었습니다.
이 구역의 ADT 49-50번 부스에서 X(구 트위터) 닉네임 '525'를 쓰는 제작자가 '어린이런치세트'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를 활용한 성인물을 전시·판매했습니다. 경찰이 현장을 찾았고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크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등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추후 범죄 혐의를 검토해 입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제작자와 현장 구매자에 대한 조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문제가 된 부스와 블루 아카이브는 어떤 배경인가요?
'블루 아카이브'는 넥슨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캐릭터 수집형 RPG 모바일 게임입니다. 수집한 미소녀 캐릭터가 총을 들고 전투하는 방식입니다. 원래 15세 이용가였으나 선정성에 대한 다수 민원으로 현재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입니다.
게임 속 캐릭터는 대부분 10대 학생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머리 위에 떠 있는 천사의 링을 '헤일로'라고 하는데, 세계관상 헤일로가 있으면 학생에 해당합니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유저는 학생이 아닌 '선생'이며, 게임 내 유일한 어른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넥슨게임즈의 공식 일러스트가 아닙니다. 제작자가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음란물(일러스트와 각종 굿즈)이며, 넥슨게임즈로부터 저작권 라이선스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해당 부스는 캐릭터들의 노골적인 성적 행위를 묘사한 일러스트와 굿즈를 팔았고, 홍보 리플렛에 '어린이런치세트'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사용된 캐릭터인 텐도 아리스, 아사기 무츠키, 리쿠하치마 아루 등은 게임 내에서 미성년자로 설정되어 있거나 그런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행사장에서 아청법 위반 신고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아청법이 적용되는 표현물은 개별적·구체적 상황에 따라 판단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사안의 배경을 변호사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수사가 시작되었을 때 제대로 된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2D 캐릭터도 아청법 처벌 대상인가요?
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정의하면서,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규정합니다. 형태는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입니다.
실제 사람이 아닌 '표현물'도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캐릭터라 하더라도 의상, 소품, 상황 설정 등으로 아동·청소년에 해당한다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즉 2D 창작물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문이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파일이거나 인터넷으로 유포되는 경우가 문제 되고, 인쇄된 책자나 굿즈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어떤 표현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되는 것인가요?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도863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명백하게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을 의미합니다. 개별 사안에서는 표현물이 나타내는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에 대한 묘사, 음성 또는 말투, 복장, 상황 설정, 영상물의 배경이나 줄거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외관상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임을 알 수 있다면 나이 등 신원을 밝히지 않아도 아청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 런치세트 판매자는 처벌될까요?
부스에서 판매한 인쇄 책자와 굿즈는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자체로는 아청법상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제작자와 판매자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을 원본 파일은 '컴퓨터를 통한 화상'이므로 처벌 가능성이 문제 됩니다.
이 사건에서 부스 운영자가 사용한 캐릭터의 설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사기 무츠키: 16세, 신장 144cm
- 텐도 아리스: 나이 불명, 신장 156cm
- 리쿠하치마 아루: 16세, 신장 160cm
모두 학원·학교에 다닌다는 설정입니다. 제작자도 이 캐릭터들이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어린이날'에 '성인전용 부스'에서 '어린이런치세트'라는 이름으로 성적 행위를 하는 표현물을 판매했습니다.
이런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면 해당 부스의 음란물이 아청법상 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디지털 파일이 판매자의 컴퓨터에서 발견된다면 아청법으로 처벌받을 위험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처벌된다면 형량은 어떻게 되나요?
아청법 제11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 제1항: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제2항: 영리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광고·소개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 제5항: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소지·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처벌 대상입니다. 벌금형 없이 징역으로 처벌의 하한만 정해져 있어 처벌이 매우 무겁습니다.
판매자의 경우
부스에서 판매한 인쇄 책자와 굿즈가 처벌 대상이 아니더라도, 제작에 사용한 디지털 파일이 문제 되면 제작자는 제11조 제1항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합니다. 해당 파일을 판매했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다만 파일을 직접 판매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등록대상자가 되고, 아청법 제56조에 따른 취업제한명령의 대상이 될 위험도 있습니다.
재판으로 넘어가 재판부가 최대한 선처하더라도 벌금형이 없어 징역형의 집행유예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에 문제 된 부스가 아니더라도 일러스타 페스 성인존에서 유사한 물건을 판매해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변호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구매자의 경우
부스에서 디지털 파일이 아닌 인쇄된 굿즈를 구매했다면 아청법이 적용되지 않아 구매자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인터넷에서 같은 종류의 일러스트를 다운받거나 구매했다면 아청법 제11조 제5항의 구입 또는 소지에 해당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신상정보등록대상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신상정보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취업제한명령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상의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처벌은 위헌 아닌가요?
헌법재판소는 가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헌법재판소 2015. 6. 25. 선고 2013헌가17, 24, 2013헌바85). 다만 같은 사건에서 재판관 9명 중 4명이 위헌 의견을 냈기 때문에, 2D 창작물 처벌에 대한 위헌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현행 법률상 2D 캐릭터는 아청법의 적용 대상이고 처벌이 매우 무겁습니다. 따라서 초기 대응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출처
자주 묻는 질문
Q. 2D 캐릭터 같은 가상의 표현물도 아청법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도 성착취물의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따라서 실제 사람이 아닌 캐릭터라도 의상, 소품, 상황 설정 등으로 아동·청소년에 해당한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행사장에서 인쇄된 굿즈를 산 구매자도 처벌받나요?
아청법은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한정하므로, 인쇄된 굿즈를 구매했다면 아청법이 적용되지 않아 처벌받지 않습니다.
Q. 판매자는 어떤 점 때문에 처벌 위험이 있나요?
인쇄 책자와 굿즈는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제작자와 판매자 컴퓨터에 저장된 원본 파일은 '컴퓨터를 통한 화상'이므로 문제 됩니다. 압수·수색으로 파일이 발견되면 제작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제11조 제1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인터넷에서 비슷한 일러스트를 다운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구입하거나 소지·시청하면 아청법 제11조 제5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부터 시작하고, 신상정보등록과 취업제한명령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Q. 2D 창작물을 처벌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나요?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2015. 6. 25. 선고 2013헌가17, 24, 2013헌바85). 다만 같은 사건에서 재판관 9명 중 4명이 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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